네이버 열린연단 주최 강연 시리즈 중 진화생물학과 분자생물학에 관한 강연이 있어 여기 링크해 둔다.
문화의 안과 밖 강연 시리즈: 2017 계승과 변화를 거듭해온 인류 지성사에 대한 성찰
2부 토론 하이라이트: 이른바 "창조과학 논란"에 대해
Q: 이른바 창조과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이덕환): 2014년이라고 제가 기억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에 과학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의 검토를 거쳐서 진화론하고 빅뱅 이론은 과학 이론이고 성경의 창세기와 충돌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요술지팡이를 가진 마술사가 아니다, 이렇게 선언을 했습니다. 적어도 가톨릭의 해석에서는 진화론이 성경 해석하고 충돌하지 않는다고 정리가 된 셈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개신교에서는 그게 정리가 안 되어 있는 거고, 미국 대법원에서도 진화론은 과학 이론이고 창조론은 종교적 신념이다, 그래서 공립 학교에서는 창조론을 가르치면 안 된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미국 ‘과학원’이죠, ‘Academy of Sciences’에서도 똑같은 내용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 오늘 여기서 들으셨던 이런 진화론의 진짜 핵심 과학적인 부분들,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찾아보기 어렵구요, 진화론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 해석하는 진화사회학, 진화심리학, 온갖 아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의 활동들이 너무 다양한 것 아닌가, 그래서 정작 진화론의 핵심은 다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과학계가 굉장히 난처한 부분이 저희가 어떤 연구를 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의 확대 해석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연구자들이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자의적으로 막 해석을 해갖고 그걸 가지고 연구자를 공격을 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됩니다. 진화론의 응용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경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것을 진화론이 설명해 주는 것처럼 그렇게 얘기하는데, 진짜 다윈의 해석 그리고 왓슨의 DNA에 대한 해석을 기반으로 한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그렇게 다양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과학자들은 그게 명백한,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틀 안에서는 신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겁니다. 그 정도로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는데, 너무 막 대단한, 세상의 모든 것을 해석해주는 이론으로 과장을 해버리면 모든 사람들이 다 불편한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진화가 발전이 아니다, 진보가 아니다’라는 얘기를 꽤 오래 전부터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진화론은 현대 과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상당히 건강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게 오해가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경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